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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1.1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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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뚜레를 한 소의 모습 ⓒ영화 ‘워낭소리’ 스틸컷

 

[MS뉴스=이슬기 기자] 소의 코뚜레에는 주술적인 의미가 많이 담겨 있다.
 
쇠코뚜레란 소의 코청을 뚫어 끼우는 둥근 나무 테를 말한다. 힘이 강하고 고집이 센 소를 쉽게 제압하여 다루기 위한 도구로, 이를 잡아당기면 소는 강한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농부가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
 
농가에서는 소에게 코뚜레를 채우는 날로 대개 양기가 세고 잡귀의 범접이 없는 단옷날을 많이 선택한다. 나무송곳으로 코 사이를 뚫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로 인해 생겨난 상처는 일주일가량 지나면 아물게 된다.
 
코뚜레가 작아지거나 금이 가면 새것으로 갈아 채운다. 그러나 사용하던 코뚜레는 버리지 않는다. 크고 힘이 센 소를 속박시킨 코뚜레에는 그 세월만큼이나 강한 주력이 담겨있다고 예로부터 믿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사용된 코뚜레는 대문이나 집 안에 걸어 악귀의 침범을 막거나, 집안에 들어온 복이나 부를 붙잡아두는 용도로 이용되어왔다. 복조리와 비슷한 의미로 정초에 대문이나 방문에 걸기도 했다. 소의 건강을 빌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외양간 처마에 꽂아 두는 일도 있었다.
 
이렇다보니 소의 코에 오래 꿰어 닳아진 코뚜레는 비싼 값에 거래되는 일마저 생겼다. 현재에도 코뚜레가 가져다주는 복과 행운을 얻고자 식당이나 가게, 무역 등을 하는 이들이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이를 구하려 하곤 한다.
 
소를 우사에 가두어 키우는 방식이 보편적이게 되면서 코뚜레는 빠르게 사라져가는 추세다. 농사에 소 대신 기계를 사용하게 된 점 역시 코뚜레의 필요성을 환기시켰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코뚜레는 더 이상 시대에 맞지 않다. 너무나도 비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코뚜레가 신성시된 것도 결국은 그러한 이유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 번 채우면 벗어날 수 없다는 상징성에 조상들도 큰 두려움과 경외심을 느꼈을 것이다. 그럼에도 농경사회의 조상들에게 소는 너무나도 귀한 노동력이었던 만큼 포기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현재와 과거의 판단 기준은 다르다. 그리고 현재에도 기계가 들어설 수 없는 환경에는 여전히 코뚜레를 한 소가 논을 갈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기에 코뚜레는 실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엠에스뉴스=이슬기 기자] news@msnews.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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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이 ‘쇠코뚜레’를 대문에 걸어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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