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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1.1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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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집단 대비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발생률 ⓒMBC ‘뉴스데스크’ 방송캡쳐

 

[MS뉴스=이슬기 기자] 장점마을의 주민들이 비료공장의 담뱃잎 찌꺼기 때문에 암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정부에게 인정받게 됐다.

 

전북 익산의 장점마을은 주민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병해 ‘암 마을’로 불려왔다. 암에 걸리지 않은 경우도 피부질환, 인지기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이러한 문제를 일으킨 원인으로 인근 비료공장을 지목하고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정부가 이를 인정한 것은 암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한지 13년이나 지난 뒤였다.

 

주민들은 암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한 배경에 비료 공장이 있을 것으로 의심해왔다. 그러나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고, 이 과정에서 암에 걸린 주명 14명이 사망했다. 결국 장점마을 주민들은 2017년 4월 비료공장인 금강농산과 관련해 건강 영향조사를 청원하기에 이르렀고, 7월 환경보건위원회가 이를 수용하면서 조사가 추진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은 2년간 지역에 대한 환경오염노출평가와 주민건강영향평가를 실시, 해당 결과를 종합 분석한 끝에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주민들의 암을 발생시킨 것은 연초박(담뱃잎찌꺼기)를 건조시킬 때 배출되는 1급 발암물질이었다.

 

이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은 11월14일 익산에서 ‘장점마을 환경부 역학조사 최종발표회’를 진행, “인근 비료공장과 주민 암 발생간의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모의시험 결과, 연초박의 건조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되는 사실도 확인했다는 것.

 

사업장 및 마을 환경조사결과에서는 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 약 1년이 넘은 시점임에도 비료공장 내부와 장점마을 주택의 침적먼지에서 환방향족탄화수소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비해 대조지역 5지점에서는 해당 발암물질이 모두 불검출돼 연구진은 금강농산으로부터 장점마을로 오염물질이 비산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금강농산에서 배출된 것으로 확인된 담배특이니트로사민 중 엔엔엔(NNN) 및 엔엔케이(NNK)와 다환방향족탄화수소 중 벤조에이피렌은 국제암연구소(IARC) 1군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고, 사람에게 폐암, 피부암, 비강암, 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장점마을의 암 발병률은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암에서 전국 표준에 비해 약 2~25배 높다.

 

금강농산이 비료관리법에 따라 퇴비로만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 생산 공정인 건조공정에 사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허술한 관리로 건조 과정 중 휘발되는  담배특이니트로사민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돼 장점마을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주게 된 것.

 

비료관리법상 연초박을 비료 생산 공정에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그러나 퇴비보다 유기질 비료의 가격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금강농산은 이러한 행위를 서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09년~2015년 사이 KT&G 신탄진 공장에서 반출한 연초박은 확인된 것만 2242t에 달한다. 2017년 공장이 폐쇄되기까지 주민들은 매일 발암물질을 들이마신 셈이다.
 
주민들은 비료공장만큼이나 익산시 지자체에도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익산시가 2015년 ‘폐기물 실적 보고’를 통해 금강농산이 연초박을 비료에 사용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익산시는 무려 10여 차례 이상 금강농산의 위반 사례를 확인했으나 가동 중단이나 폐업 등의 강력한 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익산시가 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익산시의 관리·감독 부실에 대해 ‘주민 청구’에 따라 감사원이 현재 감사중인 상태로 조만간 정황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주민 신청을 받아 의료비 지원 등 피해 구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이번 조사결과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환경부에서는 익산시와 협의하여 주민건강 관찰(모니터링) 및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피해 구제 차원의 위로금, 치료비 등의 지원이 아니라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비료공장 설립을 허가한 지자체와 뒤늦게 조사를 시작한 환경부 모두 주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배상해야한다는 것. 다만 이번 사례는 환경부의 조사대로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확인한 첫 번째 사례인만큼, 책임소지를 묻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엠에스뉴스=이슬기 기자] news@msnews.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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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5명중 1명 癌, 담뱃잎 찌꺼기가 만든 ‘암 마을’ 장점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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